2015년 5월초 그 아름다웠던 황금연휴

워낙은 사이판을 예정하였으나 갑작스런 전배로 인해

휴가라는 말을 꺼낼수 없는 상황이라

다시 부랴부랴 세부행을 결심했다.

하지만 이미 세부행 비행기는 만석.

4월30일에서 5월 3일 인천-마닐라 국제선을 잡고

다시 어마무시한 비용을 내고

마닐라-세부 항공권을 결제했다.

하지만....

4월 30일 근무를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던중...

갑자기 걸려온 전화.....

환자가 안좋단다.

답없다.....

결국 인천공항에 도착한 나는 다시 돌아와야 했다.

세부에는 이미 송강사님이 일정을 조율하고

픽업나오실 준비를하고 계신데.

민망해서 입도 안떨어지는 상황이지만 카톡으로 죄송하다는 카톡을 남기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쥐구멍이라 찾고 싶다.

그리고 일주일...

질소충전이 간절한 나는 부랴부랴 다시 세부행 항공권을 발권한다.

이번엔 직항으로.....

근무를 마치자마자 다시 인천공항으로 내달린다.

오늘은 호출이 없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해는 뉘엇뉘엇 떨어져 어둠이 밀려온다.

무사히 잘 갈수 있겠지?

그리고 보니 세부를 다녀온지는 1년이 훌쩍 지난듯하다.

창가로 지나는 풍경처럼 지난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내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환상의 비행스케쥴을 가진 세부행 세퍼

한국총판으로 넘어가고 나서는 수화물이 20kg 포함되어 있어서 좋았다.

송강사님께 뭐 필요한 것이  없냐 여쭈었더니

만두와 삼각김밥이 그립다고 하신다.

내가 필핀에 음식을 많이 나르긴 했지만

삼각김밥은 또 첨이네.

인천공항에서 삼각김밥을 한꾸러미 사서 챙긴다.

무사히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에 서니

이제야 정말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4시간 30분의 비행.

비행시간동안도 만감이 교차한다.

참 아름다운 기억을 가진 세부.

하지만 그 만큼 아픈 기억도 만들어 준 세부.

세부공항은 정말 많이 변했다.

더운 공기가 확 밀려들어 갑자기 숨이 차다는 생각이 들고

그 때야 이제 세부에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입국심사를 하고 세관을 무사히 거쳐 코카콜라 자판기 앞에서

송강사님을 만났다.

오늘 나의 숙소는 송강사님 집이다.

아담한 2층집.

오늘 내가 묵을 방은 송강사님의 두 딸이 기거하는 공주님 방이다.

얼렁 짐을 풀고 잠시 눈을 붙힌다.

내일부터는 세부바다에 안겨야 하니까.

아침이다.

낯선 잠자리가 그런지 푹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곤하지만

얼렁 짐을 챙겨서 강사님과 함께 샾으로 향했다.

언젠가 한번 와 본 듯한 느낌의 ^^

삼면이 바다와 뚫여있는 정경이 참 조으다.

막내 J강사님의 다이빙 브리핑이 시작되셨다.

오늘의 다이빙은 막탄에서 처음으로 가보는 "푼타하우스리프"이다.

푼타하우스리프는 막탄섬 가장 위쪽에 위치한 곳이다.

음 뭐랄까?

푼타하우스리프의 느낌은 넓은 보리밭 같은 곳을 지나

군데군데 산호군락이 있고

그 산호군락들 사이에 이쁜 바다친구들이 모여사는 곳?

라이언피쉬, 유령새우, 오랑우탄 크랩, 가시복어, 박스피쉬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아이들이 숨어 살고 있다.

막탄에도 이런 아기자기한 곳이 있다니....

아직 다이버들이 발길이 닿지 않아

더 아름답고 깨끗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해파리떼의 공격은 정말 어마무시했다.

잠시 휴식뒤 다시 다이빙을 들어간다.

여긴 다이빙 포인트 이름조차 없다.

우린 여길 푼타하우스리프2로 이름지었다.

막탄 젤 꼭대기 끝

드리프트 다이빙이라신다.

완전 신난다.

역시 이번에도 입수하자 마자 해파리님들이 마중나오신다.

장갑을 무쟈게 싫어하는 키키지만 장갑을 낄수 밖에 없다.

월까지 역조류를 치고 나가는데 생각보다 상당히 버겁다.

역조류 차는 걸 싫어라하는 송강사님

어느 순간 난 안가하고 팀에서 분리.

김강사님하고 열시미 월까지 도착.

그리고 잠시뒤 슬러프의 모래와 작은 산호들이 후두두둑

위에서 산사태 난줄 알았더니...

하강조류....

버블은 올라가질 못하고 옆으로 가다 사라지고.

그 슬러프의 하강조류를 지나 드디어 연산호 밭

하지만 but

음 뭐랄까?

가을날 갈대밭위에서 거센 가을 바람을 맞는 기분

ㅎㅎㅎ

암튼 열라 힘든 다이빙을 하고 31분만에 두 손들고 출수를 했다.

강사님도 여기서 이런 조류는 또 처음이라고 하셨다.

힘이 들긴 했지만 기분을 좋았다.

오늘은 체력적으로 힘들어 두 탱크로 다이빙 끄읏.....

저녁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샤브샤브집에서

두 강사님과 같이 저녁을 먹었다.

맛은 so. so.

그렇게 특색있지는 않았다.

하루를 마감하고 내일 다이빙을 기약하믄서

시원한 스프라이트 한잔을 하고 취침모드로 ^^

둘째날은 너무나 익숙한 콘티키와 탐불리에서 다이빙을 진행하기로 했다.

콘티키가서 정어리떼들과 놀아야징...

잔뜩 기대하고 콘티키 입수...

웽미... 근디 정어리떼는 눈씻고 찾아보아도 어디에도 없다....

여긴 무슨 젤리피쉬레이크도 아니고 해파리천지이다.

J강사님은 버블건으로 해파리 공격을....

약간의 조류가 있어서 월을 타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쭈욱 흘렀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것 처럼....

두번째 다이빙은 탐블리 경비행기 포인트로 

약간의 조류를 거슬러 경비행기에 다달았다.

경비행기는 2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변한건 나일 뿐......

갑자기 허무함이 밀려온다.

이건 항상 찍는다는 J강사님의 탐블리 인증샷...

나도 담에 가면 해봐야지...

ㅋㅋㅋ 

개구쟁이 J강사님은 경비행기에 올라서 두팔을 벌리고 선다

내가 여길 정복했다는 듯이....

경비행기에서 잠시 놀이를 즐긴다음

천천히 월을 타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월에 작은 물고기들의 화려한 군무들이 자꾸 눈길을 끈다.
탐블리에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안전정지후 출수....

근데 수면에 도달하자 말자 송강사님이 아래를 보라고 신호를 보내주신다.

수면아래로 고개를 들이 밀었을 때는

바닥이 새까맣게 정어리떼들이.

콘티키에서 탐블리로 야유회를 나온 걸까?

고민할 것 없이 수면도달하자마자 다시 입수​

참 오랫만이다.

얘들아....

너에게로 가는 길 ^^

2년도 훌쩍 지났을 뿐 아니라

다시 만나고파 콘티키에서 그리 찾았건만

그래도 아쉬움 없이 난 만나주러 탐블리까지 왔구나.

때론 정어리떼를 따라다니라 호흡이 가파지기도 했다.

정신없이 정어리떼를 사이을 비집고 들어가

날 회호리처럼 감싸고 노는

아이들에게 손짓을 했다.

고마워 이렇게 모습을 보여주어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필굿다이버의 점심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손맛이 가득인 점심은

나름 참 만족스러웠다. 

남들이 보면 다소 너무 초촐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모르지만

너무나도 맛있었던 점심 ^^ 

내일 비행시간으로 오후다이빙은 skip....

저녁은 일찌감치 고기를 사서 J 강사님과 다 같이 송강사님댁으로 가서

고기파티를 하기로 했다.

난 밖에서 사먹는 거 보다 이게 훨낫네...

완전 맛난 저녁 파티....

저녁늦게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침대에 누웠다.

짧은 3박 4일이지만 참 좋다.

이렇게 잠시라도 바다를 만날수 있으니

참 오래도 걸렸고 참 많이 돌아도 왔지만

여전히 세부바다는

마음이 참 편한곳인거 같다.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신

송강사님과 J강사님.. 감사

다음에 샾 이전하면 꼬옥 찾아 갈께요